지난 1월, 알프스만 바라보다가 문득 피레네 산맥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어요.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 걸쳐 있는 이 산맥은 알프스에 비해 덜 붐비면서도 설질이 좋기로 유명하거든요. 3박 4일 일정으로 스키도 타고, 온천에서 피로도 풀고, 아기자기한 프랑스 소도시까지 둘러보는 알찬 코스를 다녀왔답니다.

피레네 산맥 여행, 왜 겨울에 가야 할까?
솔직히 처음엔 ‘피레네가 알프스만 할까?’ 싶었어요. 근데 막상 가보니 완전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일단 사람이 적어요. 알프스 스키장은 리프트 줄만 30분씩 서야 하잖아요. 여기는 평일 기준으로 5분도 안 기다렸어요. 게다가 숙소비도 알프스 대비 30-40% 정도 저렴했답니다.
피레네의 겨울 시즌은 보통 12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예요. 제가 간 1월 중순이 적설량도 풍부하고 날씨도 안정적이라 딱 좋았어요. 다만 2월은 프랑스 학교 방학 시즌이라 피하시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3박 4일 피레네 산맥 여행 코스 총정리
Day 1: 툴루즈 도착 → 루르드 경유 → 코트레 도착
파리에서 TGV 타고 툴루즈까지 4시간 반 정도 걸렸어요. 툴루즈 마타비오 역에서 렌터카를 픽업했는데, 겨울철 산악 도로를 달릴 거라 사륜구동 차량으로 빌렸답니다. 하루 렌트비가 58유로였어요.
툴루즈에서 코트레(Cauterets)까지는 약 2시간 거리예요. 가는 길에 루르드(Lourdes)를 잠깐 들렀는데, 성지 순례지로 유명한 곳이라 대성당이 정말 웅장하더라고요. 겨울이라 순례객은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한적해서 좋았어요.

코트레에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어요. 이 마을은 해발 932m에 위치한 전형적인 피레네 온천 마을이에요. 19세기부터 온천 휴양지로 개발되어서 벨에포크 시대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더라고요. 숙소는 마을 중심부의 작은 호텔로 잡았는데, 2인실 기준 1박에 89유로였어요.
Day 2: 퐁 데스파뉴 스키장에서 하루 종일 스키
코트레에서 셔틀버스로 15분 거리에 퐁 데스파뉴(Pont d’Espagne) 스키장이 있어요. 사실 이 지역엔 여러 스키장이 있는데, 저는 초중급자라 슬로프가 다양한 이곳을 선택했답니다.
| 항목 | 상세 정보 |
|---|---|
| 리프트권 (1일) | 성인 39유로 |
| 장비 렌탈 (스키+부츠+폴) | 28유로/일 |
| 슬로프 수 | 총 36개 (초급 12, 중급 15, 고급 9) |
| 최고 고도 | 2,450m |
| 운영 시간 | 09:00-17:00 |
오전에는 중급 슬로프 위주로 탔는데, 눈이 정말 뽀송뽀송했어요. 알프스처럼 인공눈 범벅이 아니라 자연설 비율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점심은 슬로프 중간에 있는 산장 레스토랑에서 카술레(Cassoulet)를 먹었는데, 흰콩과 오리고기가 들어간 이 지역 전통 요리가 추위에 딱이었어요. 14유로였는데 양이 어마어마해서 둘이 나눠 먹어도 충분했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스키장 규모가 알프스 대형 리조트에 비하면 작은 편이에요. 상급자분들은 하루면 다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저처럼 여유롭게 타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적당했어요.
Day 3: 바녜르 드 뤼숑 온천 + 생베아트 마을 산책
셋째 날은 스키 대신 온천의 날로 정했어요. 코트레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이동해서 바녜르 드 뤼숑(Bagnères-de-Luchon)으로 향했답니다. 이곳은 ‘피레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온천 마을이에요.

뤼숑 테르메스(Luchon Thermes)에서 반나절 온천 패키지를 이용했는데, 유황 온천수가 스키로 뻐근했던 근육을 확 풀어주더라고요. 실내외 온천, 사우나, 스팀룸까지 포함된 3시간 패키지가 32유로였어요. 참고로 수영복이랑 수건은 꼭 가져가세요. 현장 렌탈은 비싸더라고요.
온천 후엔 근처 생베아트(Saint-Béat) 마을을 산책했어요. 인구 400명 정도의 정말 작은 마을인데, 로마 시대부터 대리석 채굴로 유명했대요. 마을 한가운데 흐르는 가론 강과 중세 성당이 어우러진 풍경이 엽서 같았답니다. 관광객이 거의 없어서 현지인처럼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를 즐겼어요.
Day 4: 생라리 쉴랑 스키장 → 툴루즈 복귀
마지막 날 아침, 짐을 챙겨서 생라리 쉴랑(Saint-Lary-Soulan) 스키장으로 향했어요. 이곳은 피레네에서 가장 큰 스키 리조트 중 하나라 마지막 날 스키를 제대로 즐기기에 좋았답니다.
오전 반나절만 타고 내려왔는데, 반일권이 29유로로 가성비가 좋았어요. 슬로프도 총 100km가 넘어서 퐁 데스파뉴보다 훨씬 다양했답니다. 특히 플라다데(Pla d’Adet) 구역의 파노라마 뷰가 압권이었어요. 맑은 날이면 스페인 쪽 산봉우리까지 보인다고 하는데, 제가 간 날은 살짝 흐려서 아쉬웠어요.
오후 2시쯤 스키장을 나와서 툴루즈로 복귀했어요. 공항까지는 2시간 정도 걸렸고, 저녁 비행기로 파리에 돌아왔답니다.
피레네 산맥 여행 비용 총정리
| 항목 | 비용 (2인 기준) |
|---|---|
| 파리-툴루즈 TGV 왕복 | 198유로 |
| 렌터카 (4일) | 232유로 |
| 숙소 (3박) | 267유로 |
| 스키 리프트권 (1.5일) | 136유로 |
| 장비 렌탈 (2일) | 112유로 |
| 온천 | 64유로 |
| 식비 및 기타 | 약 180유로 |
| 총합 | 약 1,189유로 (한화 약 175만원) |
2인 기준이니까 1인당 약 87만원 정도 든 셈이에요. 알프스 스키 여행이 보통 1인 120-150만원 정도 하는 걸 생각하면 확실히 가성비가 좋죠.
피레네 산맥 여행 꿀팁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첫째로 렌터카는 필수예요. 대중교통으로도 못 갈 건 아닌데, 소도시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려면 차가 있어야 해요. 겨울엔 스노체인이나 윈터타이어 장착 차량으로 빌리시고요.
둘째, 프랑스어 기본 표현은 익혀가세요. 파리나 니스 같은 대도시와 달리 영어가 잘 안 통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구글 번역기 오프라인 팩 다운받아 가시면 편하답니다.
셋째, 오토바이 여행을 좋아하신다면 여름철 피레네도 강추예요. 하장루프 오토바이 여행 가이드처럼 와인딩 로드를 즐기기에 피레네 고갯길도 정말 멋지거든요.
총평: 다시 가고 싶은 피레네 산맥 여행
전반적으로 이번 피레네 산맥 여행은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알프스의 화려함과는 다른, 소박하고 정겨운 매력이 있었답니다. 스키장은 규모가 작지만 오히려 여유롭게 탈 수 있었고, 온천과 소도시 산책까지 알차게 즐길 수 있었어요.
특히 프랑스 남서부 특유의 미식 문화와 따뜻한 현지인들의 환대가 기억에 남아요.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한적한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 스키와 힐링을 동시에 원하시는 분들께 피레네 산맥 여행을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피레네 관광청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다음 겨울엔 스페인 쪽 피레네도 도전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