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언젠가 꼭 걸어보고 싶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어요. 종교도 없고, 등산 경험도 별로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작년 번아웃이 심하게 오면서 무작정 까미노를 결심했답니다. 2026년 4월부터 5월까지 32일간 프랑스 생장피드포르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780km를 완주하고 돌아왔어요. 오늘은 저처럼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을 위해 한국에서의 준비부터 실제 완주까지, 제가 겪은 모든 것을 솔직하게 공유해드릴게요.

산티아고 순례길이란? 비종교인도 떠나는 이유
산티아고 순례길은 스페인 북서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이어지는 여러 루트를 통칭해요. 그중 가장 유명한 건 프랑스 남부에서 시작하는 ‘까미노 프랑세스(Camino Francés)’로, 약 780km 거리예요. 원래 가톨릭 순례 전통에서 시작됐지만, 요즘은 종교와 상관없이 걷는 분들이 훨씬 많아요.
제가 만난 순례자들 중 절반 이상이 비종교인이었어요. 누군가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누군가는 단순히 긴 여행을 원해서, 또 누군가는 자기 자신과 대화하고 싶어서 이 길을 걷더라고요. 저 역시 5년 넘게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되던 시기에 떠났는데, 매일 걷다 보니 정말 많은 생각이 정리됐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까미노 프랑세스 기본 정보
| 항목 | 내용 |
|---|---|
| 총 거리 | 약 780km |
| 평균 소요 기간 | 30~35일 |
| 출발지 | 생장피드포르(Saint-Jean-Pied-de-Port), 프랑스 |
| 도착지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스페인 |
| 최적 시기 | 4~6월, 9~10월 |
| 일일 평균 도보 | 20~25km |

산티아고 순례길 한국에서 준비하기: 순례자 여권과 필수 서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건 ‘크레덴시알(Credencial)’이라 불리는 순례자 여권이에요. 이건 알베르게(순례자 숙소)에 묵을 때 필수이고, 완주 후 대성당에서 ‘콤포스텔라’ 완주 증명서를 받으려면 반드시 있어야 해요.
순례자 여권(크레덴시알) 발급 방법
한국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어요! 저는 한국 산티아고 순례자 협회를 통해 미리 신청했어요. 비용은 10,000원 정도였고, 우편으로 일주일 내 도착했답니다. 현지 생장피드포르의 순례자 사무소에서도 발급 가능한데, 성수기에는 줄이 길어서 미리 준비하시는 게 편해요.
크레덴시알에는 매일 숙소, 카페, 성당 등에서 도장(세요, sello)을 받아요. 이게 나중에 완주 증명의 근거가 되니까 꼭 챙기세요. 마지막 100km 구간에서는 하루에 2개 이상 도장을 받아야 콤포스텔라를 받을 수 있어요.
항공권과 현지 교통
저는 인천에서 파리 경유로 보르도까지 간 뒤, 기차(TGV + TER)로 생장피드포르까지 이동했어요. 총 교통비는 왕복 약 1,400,000원 정도 들었고요. 돌아올 때는 산티아고 공항에서 마드리드 경유 인천행을 탔어요.
| 구간 | 교통수단 | 예상 비용 |
|---|---|---|
| 인천 → 파리 | 항공 | 약 800,000원 |
| 파리 → 바욘 | TGV 고속열차 | 약 80,000원 |
| 바욘 → 생장피드포르 | TER 지역열차 | 약 15,000원 |
| 산티아고 → 인천 | 항공(마드리드 경유) | 약 700,000원 |

산티아고 순례길 알베르게 예약법: 공립 vs 사립
산티아고 순례길의 숙소는 크게 공립 알베르게와 사립 알베르게로 나뉘어요. 둘 다 순례자 전용 저렴한 숙소인데, 분위기와 시스템이 꽤 달라요.
공립 알베르게 특징
가격이 정말 저렴해요. 기부제(도나티보)부터 5~12유로 정도까지 다양한데, 예약이 안 되고 선착순 입실이에요. 저는 성수기(5월)에 갔더니 오후 1~2시에 도착해도 꽉 찬 적이 몇 번 있었어요. 특히 부르고스, 레온 같은 대도시 직전 마을은 빨리 차더라고요. 대신 진짜 순례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공립을 추천해요. 여러 나라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내는 게 까미노의 묘미니까요.
사립 알베르게와 예약 팁
사립은 10~20유로 정도로 조금 비싸지만, 예약이 가능해요. 저는 Booking.com, Gronze 앱, 그리고 Buen Camino 앱을 활용했어요. 특히 체력적으로 힘든 구간이나 큰 도시에서는 미리 예약해두는 게 마음 편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32일 중 절반은 예약 없이, 절반은 예약하고 다녔어요. 초반에는 체력도 좋고 일찍 출발해서 공립으로 다녔는데, 중반부터 피로가 쌓이니까 “오늘 숙소 어떡하지?” 하는 스트레스가 싫어서 사립 예약을 섞었답니다.
| 구분 | 공립 알베르게 | 사립 알베르게 |
|---|---|---|
| 가격 | 기부제~12유로 | 10~20유로 |
| 예약 | 불가 (선착순) | 가능 |
| 시설 | 기본적 | 상대적으로 쾌적 |
| 분위기 | 전통 순례자 감성 | 조용하고 프라이빗 |

산티아고 순례길 체력별 구간 추천
산티아고 순례길 까미노 프랑세스는 구간마다 난이도가 꽤 달라요. 저처럼 평소 운동 안 하던 사람도 완주할 수 있었지만, 체력 분배가 정말 중요했어요.
초보자 주의 구간: 피레네 산맥 첫날
첫날 생장피드포르에서 론세스바예스까지가 제일 힘들어요. 25km인데 표고차가 1,400m 이상이에요. 저는 첫날부터 무릎이 아파서 진짜 울 뻔했어요. 체력에 자신 없으신 분들은 이 구간을 이틀로 나눠서 오리송(Orisson)에서 하룻밤 자고 가시는 걸 강력 추천해요. 오리송 알베르게는 무조건 예약 필수입니다.
상대적으로 쉬운 구간
메세타 고원 지대(부르고스~레온, 약 180km)가 평지라 걷기는 편해요. 대신 볼거리가 없고 단조로워서 멘탈이 힘들다는 분들도 있어요. 저는 오히려 이 구간이 좋았어요. 생각 정리하기 딱 좋더라고요. 끝없는 밀밭 사이를 걸으면서 음악 듣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어요.
아름답지만 힘든 구간
갈리시아 지역(사리아~산티아고)은 오르막내리막이 반복돼요. 마지막이라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걸으니까 더 힘들었어요. 하지만 풍경이 정말 예뻐서 버틸 수 있었답니다. 초록 숲길, 유칼립투스 향기, 작은 돌담 마을… 갈리시아의 풍경은 지금도 눈에 선해요.

산티아고 순례길 32일 완주 일정표
제가 실제로 걸었던 32일 일정을 공유할게요. 참고로 저는 하루 평균 23km 정도 걸었고, 휴식일 없이 매일 이동했어요. 체력이 좋으시면 25~30km씩 걸어서 28일 내 완주도 가능해요.
산티아고 순례길 일정표 (1~10일차)
| 일차 | 출발지 | 도착지 | 거리 |
|---|---|---|---|
| 1일차 | 생장피드포르 | 오리송 | 8km |
| 2일차 | 오리송 | 론세스바예스 | 17km |
| 3일차 | 론세스바예스 | 수비리 | 22km |
| 4일차 | 수비리 | 팜플로나 | 20km |
| 5일차 | 팜플로나 | 푸엔테 라 레이나 | 24km |
| 6일차 | 푸엔테 라 레이나 | 에스테야 | 22km |
| 7일차 | 에스테야 | 로스 아르코스 | 21km |
| 8일차 | 로스 아르코스 | 로그로뇨 | 28km |
| 9일차 | 로그로뇨 | 나헤라 | 29km |
| 10일차 | 나헤라 | 산토 도밍고 | 21km |
산티아고 순례길 일정표 (11~20일차)
| 일차 | 출발지 | 도착지 | 거리 |
|---|---|---|---|
| 11일차 | 산토 도밍고 | 벨로라도 | 23km |
| 12일차 | 벨로라도 | 아헤스 | 27km |
| 13일차 | 아헤스 | 부르고스 | 23km |
| 14일차 | 부르고스 | 오르니요스 | 21km |
| 15일차 | 오르니요스 | 카스트로헤리스 | 20km |
| 16일차 | 카스트로헤리스 | 프로미스타 | 25km |
| 17일차 | 프로미스타 | 카리온 | 19km |
| 18일차 | 카리온 | 테라디요스 | 27km |
| 19일차 | 테라디요스 | 사아군 | 26km |
| 20일차 | 사아군 | 엘 부르고 라네로 | 18km |
산티아고 순례길 일정표 (21~32일차)
| 일차 | 출발지 | 도착지 | 거리 |
|---|---|---|---|
| 21일차 | 엘 부르고 라네로 | 레온 | 37km |
| 22일차 | 레온 | 산 마르틴 | 25km |
| 23일차 | 산 마르틴 | 아스토르가 | 24km |
| 24일차 | 아스토르가 | 폰세바돈 | 26km |
| 25일차 | 폰세바돈 | 폰페라다 | 27km |
| 26일차 | 폰페라다 | 비야프랑카 | 24km |
| 27일차 | 비야프랑카 | 오 세브레이로 | 28km |
| 28일차 | 오 세브레이로 | 트리아카스텔라 | 21km |
| 29일차 | 트리아카스텔라 | 사리아 | 18km |
| 30일차 | 사리아 | 포르토마린 | 22km |
| 31일차 | 포르토마린 | 아르수아 | 54km (2일 분할 가능) |
| 32일차 | 아르수아 | 산티아고 | 38km |
31~32일차는 제가 마지막에 무리해서 좀 과하게 걸은 거예요. 일반적으로는 사리아에서 산티아고까지 5~6일 정도 잡으시는 게 좋아요.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과 짐 꾸리기
까미노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짐을 버려라”예요. 저도 처음엔 9kg짜리 배낭을 메고 갔다가, 일주일 만에 택배로 짐을 한국에 보내버렸어요. 최종적으로 6kg로 줄였는데, 그래도 무거웠어요.
필수 준비물 체크리스트
| 카테고리 | 품목 | 수량 |
|---|---|---|
| 배낭 | 35~40L 경량 배낭 | 1개 |
| 신발 | 트레킹화 (발목 지지형) | 1켤레 |
| 신발 | 샌들/슬리퍼 (숙소용) | 1켤레 |
| 의류 | 속건성 티셔츠 | 2~3장 |
| 의류 | 경량 긴바지/반바지 | 각 1장 |
| 의류 | 방수 재킷 | 1장 |
| 의류 | 경량 플리스/패딩 | 1장 |
| 기타 | 침낭 (여름용 경량) | 1개 |
| 기타 | 스틱 | 1~2개 |
신발은 정말 중요해요. 저는 살로몬 X울트라 4를 신고 갔는데, 발에 잘 맞아서 물집이 거의 안 잡혔어요. 새 신발 신고 가시면 안 돼요. 최소 2~3주 길들이세요. 스틱도 무릎 보호에 필수입니다. 특히 내리막에서 진가를 발휘해요.
캐리어로 순례길을 걸을 순 없지만, 짐 운송 서비스(5~7유로/일)가 있어서 배낭 대신 작은 캐리어를 숙소에서 숙소로 보내는 분들도 있어요. 체력이 걱정되시면 이 방법도 괜찮아요. 참고로 여행용 캐리어 선택이 고민되시면 델시 캐리어 실사용 리뷰도 참고해보세요.

산티아고 순례길 비용 총정리
32일간 산티아고 순례길에 쓴 총 비용을 정리해봤어요. 저는 중간 정도로 쓴 편이에요.
| 항목 | 비용 |
|---|---|
| 항공권 (왕복) | 1,500,000원 |
| 현지 교통비 | 150,000원 |
| 숙소 (32박) | 450,000원 (평균 12유로/박) |
| 식비 (32일) | 600,000원 (평균 15유로/일) |
| 기타 (세탁, 입장료 등) | 100,000원 |
| 총합 | 약 2,800,000원 |
절약하면 200만 원대, 여유롭게 쓰면 400만 원까지도 가능해요. 알베르게 대신 저렴한 호텔 쓰시면 비용이 훨씬 올라가요.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 후 느낀 점
솔직히 말할게요. 32일 내내 행복하지는 않았어요. 발 물집, 근육통, 외로움, 지루함…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여러 번 있었어요. 특히 2주차에 메세타 고원에서 혼자 걸을 때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도착했을 때, 그 모든 힘든 기억이 의미 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울컥했어요, 진짜로. 대성당 광장에 앉아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어요. 780km를 내 두 발로 걸어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거든요.
종교적 감동은 없었지만, 인생에서 이렇게 오래 나 자신과 대화해본 적이 없었어요. 앞으로 뭘 하며 살고 싶은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명확한 답이 나온 건 아니지만, 질문 자체가 선명해졌어요. 그리고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게 까미노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인 것 같아요.
긴 여정이 주는 특별한 경험을 원하신다면, 미국 루트66 로드트립 가이드도 추천드려요. 걷는 여행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거든요.

산티아고 순례길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저처럼 산티아고 순례길을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팁을 정리할게요.
첫째, 체력 걱정은 반만 하세요. 저도 평소 엘리베이터 타는 사람이었는데 완주했어요. 물론 출발 2~3개월 전부터 주 2~3회 걷기 훈련은 하시는 게 좋아요. 둘째, 짐은 최소화하세요. 진짜로요. 현지에서 다 살 수 있어요. 셋째, 스페인어 인사말 정도는 익혀가세요. “올라(Hola)”, “그라시아스(Gracias)”, “부엔 까미노(Buen Camino)” 이 세 마디면 충분해요.
넷째, 너무 빨리 걷지 마세요. 까미노는 경주가 아니에요. 다섯째,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세요. 전 세계에서 온 순례자들과 나누는 대화가 까미노의 가장 큰 재산이에요. 저도 여기서 만난 친구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있어요.
2026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순례자 여권 신청하고, 항공권 검색하고, 걷기 시작하시면 돼요. 분명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거예요. 부엔 까미노!
